2024 세계불꽃축제 후기

2024. 10. 11. 23:58일상 이야기

10.5. 세계불꽃축제가 열리는 여의도 한강공원에 다녀왔다.

100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는 이곳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나는 10.5. 당일에 점심을 먹고 14시반 쯤 출발해 16시반 정도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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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선을 타고 가다 신길역에서 5호선인 여의도역으로 가기 위해 환승하는 길이었다.

에스컬레이터에 꽉 찬 사람들, 지하철 곳곳에는 형광조끼를 입은 안내원들이 계셨다.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할 것 없이 사람들 따라가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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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알고 보니 여의나루역은 17시부터 폐쇄되었다고 했다.

이땐 16시였는데 나는 이날 하루동안 폐쇄된다고 잘 못 알고

여의도역에 내려서 15분 정도 걸어갔다.

날씨는 꽤 좋았고 같은 방향으로 향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오늘 있을 불꽃 축제가 기대되고 신이 났다.

 

이제 문제는 자리 잡기였다.

한강 공원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 밀집도가 높아졌고,

공원으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본 한강엔 사람들이

음식 떨어진 곳에 몰려있는 개미떼 마냥 곳곳에 운집해 있었다.

 

끝나고 나서 인스타그램에서 보니까

세계불꽃축제 전 날부터 와서 자리를 잡은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16시에 도착했을 땐

당연히 전망이 좋을 것 같은 자리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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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도 급했고 하는 수 없이 아쉬운 대로 자리를 잡았다.

화장실도 사람이 많았다.

여성분들 배려를 위해 여자:남자=7:3 비율로 화장실이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남자들 줄이 꽤 길었고 같이 간 아내보다 시간도 더 걸리긴 했다.

 

처음 자리 잡은 곳은

살짝 경사도 있고 돗자리 사이사이에 작은 공간을 비집고 들어갔던 터라 자리가 좁았다.

어쨌든 자리를 잡았으니 축제가 시작하길 기다리며

주변 먹거리를 구경하다 닭강정을 사서

가져온 맥주, 유부초밥, 멜론을 먹으며 끼니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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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는 축제가 시작하고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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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불꽃축제는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 원효대교와 한강대교 사이에서

불꽃 연출이 있을 거라고 했다. 메인 무대도 주황색 네모 쪽에 있어서

노란 원에 자리를 잡았고,  자리를 잘 잡았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처음 일본과 미국이었나?

외국에서 쏘아 올리는 불꽃은 원효대교와 한강대교 사이에서만!

터트리는 것이다...

 

우리 자리에서는 펑펑 터지는 소리만 들리고

간간히 높게 올라간 불꽃의 끄트머리만 보였다.

그랬더니 우리 쪽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대거 이동을 시작했고,

한화 스태프와 경찰들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공원 안내 방송으로 원효대교 너머로 가지 말라는 안내방송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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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처음에는 불꽃을 보고자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런데 완전히 자리를 옮기기엔 짐도 많고

저 많은 인파에 섞이기엔 무섭기도 해서 아내와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게 왠걸.

우리 주변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떠나서 더 넓고 좋은 자리로 옮길 수 있었다.

 

더 좋은 자리로 왔으나 어쨌든 불꽃은 반대편에서만 터지니

아쉬움에 핸드폰을 켜고 유튜브로 중계방송을 찾아보고 있었다.

너무 아쉬워서 그냥 집에 갈까, 내년엔 오지 말까 하던 그때!!

우리나라에서 연출하는 불꽃이 시작됐고

아주 다행이도 이 사진처럼 우리에게 잘 보였다!!!

 

어찌나 기쁘던지 이때부터 아내와 텐션이 급격히 오르면서 소리를 지르며 불꽃을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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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못 찾고 헤메던 사람들도 멈춰서서 불꽃을 관람했다.

우리나라 축제라 큰 규모로 양쪽에서 터뜨리나 싶었다.

작년에는 상관없이 양쪽으로 터뜨린 것 같았는데.

유퀴즈에 출연했었던 세계불꽃축제 담당자분한테 물어보고 싶었다.

올해는 실수한거 아니냐고. 불꽃과 음악이 같이 나오는데 메인무대에서만 음악이 들리나 싶었다.

작년엔 공원 전체에 잘 들렸던 것 같았는데.

 

이렇게 막 터질 때는 도저히 사진이 안 찍힌다. 그냥 너무 밝게 찍힌다.

이럴 땐 영상이 최고다.

 

카메라를 삼각대에 올려놓고 사용하니까 기록하기도 편했고 내 눈으로 불꽃을 보면서 즐기기도 좋았다.

핸드폰으로 많은 사람들이 영상과 사진을 남기는데

카메라가 별도로 있는 이유를 새삼 실감하기도 했다.

 

사실 중계방송을 봤을 때 그냥 집에 있는 게 나았을까 싶었다.

전문가들이 좋은 구도에서 불꽃의 시작부터 끝까지 넓게 예쁘게 담아서 보여주는 게 

세계불꽃축제를 직접 보러 오는 것보다 불꽃 전체 모습을 더 잘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여의도한강공원에 직접 오면 분위기가 다르다.

불꽃을 멀리서 예쁘게 터지는 걸 구경하는 것보다 가까이서 일부분만 보더라도

터져 내려오는 모습, 불꽃들이 같은 색으로만 터지는 게 아니라 순간순간 변하는 색,

무엇보다 펑펑 터지는 소리를 직접 보고 들으면 감격스러운 울림이 느껴진다랄까.

 

불꽃축제가 끝나고 DJ 구경 가기엔 기운이 없어 돗자리에서 30분 쉬다가 집에 돌아갔다.

인파가 꽤 빠졌음에도 여전히 사람이 많았지만 무사히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