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나라 공화국이라니.. 오글거렸지만 아름다웠던 남이섬 방문기

2024. 11. 10. 12:02일상 이야기

남이섬은 예전부터 궁금했다.

데이트코스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한 번을 못 갔어서 

언젠가는 가보자 했다가 가을이 들어선 때

드디어 가게 되었다.

 

남이섬이 유명하다고는 했지만

이렇게나 큰 관광지인지 모르고 방문했어서

주차 문제로 꽤 고생했었다.

 

토요일에 근처 숙소에서 하루 보내고

일요일 아침에 퇴실하고 나왔더니

주차공간이 없었다.

 

가고 싶었던 식당은 이미 만차였고

공영주차장은 4개나 있었는데 당연히 만차였다.

그러다 우연히 다른 식당 주차장에 빈자리를 발견해서

거기에 주차를 할 수 있었고,

주차한 김에 주차장 요금을 아낄 겸 해서

그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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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간판이 뒤집혀 있었다.

여기 웰빙 추천 닭갈비 식당의 주차장은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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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이 미리 준비되어 있었고

앉아서 주문하니까 음식도 금방 나왔다.

맛이 엄청 특별하다기 보단 무난하게 먹을만했다.

 

여기서 점심을 먹고 식당에서 나미나라 공화국 매표소까지 걸어서 5분 정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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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매표소에 '입국 심사대' 같은 식으로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외국인 관광객도 많아서

공황에서 입국심사를 안 하고 여기까지 오나?? 하고 어리둥절했는데

스스로를 '나미나라 공화국'이라 칭하는 거 보고

컨셉이었음을 나중에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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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나라 공화국이라니.. 지금 봐도 좀 오글거린다.

나름 컨셉을 잘 잡은 것 같기도 하지만 어쨌든 손가락이 말려들어가는 걸 말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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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나라 공화국에 입국하고

선착장에서 한 10분 정도 기다리면 배를 탈 수 있다.

배 한 척당 사람을 많이 태우기 때문에

바로 앞에서 배를 놓쳐도 금방 갈 수 있다.

배로 남이섬까지 5분이나 걸렸으려나.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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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남이 나라 공화국을 의미하는 글이 음각되어 있는 것 같다.

작은 바위가 홀로 나와 사람들을 맞이하는 것 같아 앙증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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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들어설 때

'저 많은 사람들이 곳곳에 있으면 온종일 정신없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남이섬이 그렇게 작은 곳은 아니어서

한산한 곳도 있었고 쉬엄쉬엄 다닐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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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 안에는 자전거, 기차가 교통수단으로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해설을 들으며 갈 수 있는 전기자전거 같은 것도 있었다.

남이섬을 잘 몰라서 '도대체 얼마나 크면 이런 게 필요해?' 싶었는데

걸어서도 충분하다. 

물론 시간을 알뜰하게 사용하려면 이용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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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저 철길이 정말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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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이 사진이 가장 예쁘게 철길을 담은 것 같다.

 

남이섬의 중앙로를 따라 걷다가

사람들에 너무 치여서 우측에 한가한 공간으로 나왔다.

사람들이 드문드문 있었고, 한가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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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둘이 삼각대를 놓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고

주변에 사람이 별로 없어서 힐링을 제대로 했다.

그런데 사람이 모이지 않은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카페를 가기 위해 다시 중앙로를 갔을 때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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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은행나무가 우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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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뒤로는 자작나무 숲이 있는데 이 나무가 신기하게도 옆으로만 자라나 있었다.

중간에 버팀목을 하나 놔줘야 되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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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어가기 위해 남이섬 '차담'에 갔다.

차를 위주로 팔고, 커피는 판매하지 않는다.

가을 분위기에 어울리는 기와지붕과 야외 테이블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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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차담은 중앙로에 위치해 있는데

사람들이 다 여기에 모여서 걷고 있었다.

중앙로 길을 따라 쭉 보면 여기가 단풍 색이 더 물들어 있고

다양한 조형물로 꾸며놓아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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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날 가장 메인은 은행나무 길이었다.

완전히 노랗게 물들지는 않았지만

저 길 안으로 들어서면 노란 빛깔 때문인지 괜히 기분이 들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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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길은 신기하게 은행 똥 냄새가 안 났다.

완전히 안 난다기보단 거의 안 났다.

은행을 치워서 그런 건지 발에 밟히는 은행도 없었다.

덕분에 은행나무 길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가을을 충분히 만끽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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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우리 커플은 금방 지쳐한다.

그래서 또 한적하고 좋은 풍경을 찾아 중앙로를 벗어났다.

메타세콰이어 길도 아주 멋졌는데 형형색색의 단풍길에 사람들이 몰려가서 그런지

아주 한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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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은행나무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중앙로를 따라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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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길에 배고파서 남이섬에 '고목'에서 빠네와 떡볶이를 먹었다.

셀프로 음식을 가져다 먹고, 야외에는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식당이었다.

 

나오는 길에 보인 새가 파먹은 잘 익은 감의 모습을 보니

정말 가을인가 싶었다.

올 가을은 비교적 짧을 거라고 하는데.

가을이 다 가기 전에 한번 더 놀러 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