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SHICA ELECTRO 35 GX 야시카 일렉트로 35 GX 첫롤 _ 이거 엄청 좋네!

2024. 11. 17. 12:29Yeon's 사진/필름 사진

처음 써봤던 RF카메라는
올림푸스 트립 35 OLYMPUS TRIP 35 였다.
그 카메라로는 초점도 맞추지 못했다.
왜냐면 뷰파인더를 통해 초점을 맞추는 
이중합치상 같은 거 없이
진짜 오로지 감으로 '거리'를 보고 거기에 맞게
초점링을 돌려서 찍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시카 일렉트로 35 GX
YASHICA ELECTRO 35 GX는
이중합치상이 있어 초점을 보면서 맞출 수 있다.
 
뷰파인더에 노란색 마름모꼴이
정가운데에 있는데 초점이 안맞으면 피사체가
2개로 나뉘어져 보인다. 마치 우리 눈으로도
피사체를 나눠볼 수 있는 것 처럼.
그러면 초점링을 좌우로 돌려서
하나로 합치시키면 초점이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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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연습삼아 찍어봤다.
지금이야 한 롤을 찍으면서 좀 익숙해졌지만
처음 야시카 일렉트로 35 GX를 사용할 땐
많이 당황했었다.
평소 사용하던 니콘 FM과는
맞추는 방식이 달라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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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 FM은 뷰파인더 가운데에 동그란 원이 있고
그 원은 가로방향으로 절반 나뉘어져 있다. 
원을 피사체에 두고봤을 때
초점이 안맞으면 피사체가 가로로 잘려
좌우로 나뉘어 보인다.
그럼 초점링을 좌우로 돌려 위아래가 맞게끔
합치시키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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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초점을 맞추는 방식에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야시카 일렉트로 35 GX도 적응해보니 좀 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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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찍은 사진 말고
거의 무한대 초점인데 꽤나 선명하게 나온다.
행궁동 골목을 돌아다미면서 필름을 사용한 뒤
바로 수원칼라현상소에 스캔을 맡기러 가는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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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선경도서관에 주차를 하고
밥을 먹으러 에그궁으로 향하던 길.
도서관 주차장에 물든 단풍나무들이 예뻐서
찍으려 하는데 앞서가던 와이프가 언제오냐며 
뒤를 빼꼼하게 보는 모습이 이 사진의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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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거의 13시쯤 도착해 있었는데
14시30분부터 브레이크 타임이었다.
그래서 더 이상 대기번호를 내주지 않았다.
기대하고 왔지만 먹을 수 없었고 하는 수 없이
다른 식당을 찾아보기로 했다.
다음엔 시간 맞춰서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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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궁을 지나쳐서 가는 길목에서 
이런 예쁜 감성이 묻어나는 공간이 있었다.
카페의 야외 공간 같은데 멈춰서서 한장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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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가지 않아서 식당을 찾아 들어왔다.
'성곽식당'이다. 
청국장이 가장 메인 메뉴인 것 같은 식당인데
여기도 맛도리였다. 신기한건 식당안에 한국인은
나와 와이프 2명이었고 먼저 식사 중인 3개 테이블은 모두 외국인이었다. 식당안에서 은은히 청국장 냄새도 나고 음식 냄새도 거북할텐데 신기했다.
외국인들은 힘들어 하기는 커녕
아주 자연스레 앉아서 밥먹고 수다를 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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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이런 한국 느낌이 물씬 풍기는 소품으로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메뉴는 청국장 말고도 김치찌개, 된장찌개, 제육 등
다양했는데 식사는 기본 2인이 기준이고 청국장은 16,000원으로 저렴했다. 같이 나온 반찬도 맛있었다.
이건 따로 글을 포스팅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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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큰 은행나무 아래에 설치되어 있는 정자에
아빠 품에서 가만있지 않는 아기와 그 아빠가 씨름하고
엄마는 뭔가를 준비하는 모습에서 우리도 언젠가 저런 순간이 오겠지 싶었다.
쉬어가는 정자에서 쉬지 못하는 모습의 아이러니.
육아는 정말 어렵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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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날씨가 좋았다.
오후에 비가 올거라 해가 없이 흐렸고
바람은 불지 않아서 춥지도 않았고
산책하기 딱 좋았다.
이 사진을 보면 야시카 일렉트로 35 GX가
색감을 정말 잘 보여주는 것 같다.
렌즈는 화각 40mm에 조리개 1.7인데
사진이 참 선명하고 색도 잘 담아주는 것 같다.
* 필름은 코닥 울트라맥스 400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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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궁동을 자주 왔지만
이날 걸었던 골목은 조금 낮설었다.
자주 지나던 골목이 아니었나보다. 
시선이 닿는 곳마다 이쁜 골목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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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카페를 가진 않았지만
간판 밑에 덩쿨식물 같은데 감싸 올라가서 독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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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사진을 찍으면 필연적으로 사람이 같이 찍힌다.
주말엔 사람들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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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와 나무로 된 창문, 그리고 하얀색의 벽,
감성조명 하나까지 창문과 벽이 감나무의 화분처럼
보였고 갈색, 흰색, 노란색의 조화가 있고 예뻐보였다.
이 건물은 '경안당'이란 카페였는데,
애견 동반이 가능한 한옥카페다. 내부에 좀 넓찍한
마당 공간이 있는데 거기에 큰 감나무가 있다. 그 안을 왜 안찍었지 싶은데 정말 예쁜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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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파라솔을 보면 안동에서 묵었던 '소소담' 숙소가
생각 난다. 그 아래에 앉아 불멍하면서 와이프와 가만가만히 얘기하던 순간이 생각난다.
여기는 행궁동의 '행' 카페다.
규모는 작아보였는데 감성적인 인테리어와 통유리가 있어 답답하지 않게 꾸며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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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골목느낌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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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고 있다. 
담벼락에 있는 나무에 여러 장식을 걸어뒀다.
이날 인물사진 찍는 것 중에 가장 맘에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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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에 저 노란 잎을 달고 있는 식물은 은행나무다.
은행나무를 화분에 놓고 키우다니. 생각지도 못했다.
그런데 이 가을을 맞아 노랗게 있으니
꽃을 심은 화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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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개 1.7의 아웃포커싱.
일부러 가까이서 1.7로 맞춰 찍어봤는데
오.. 좋다. 아주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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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가 찍어준 후덕한 내 모습.
보통 사진을 찍으러 오다보니 항상 내손에는 카메라가 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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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와이프의 작품이다.
정말 예쁘지 않은가. 한참을 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아주 빨간색의 단풍과, 흰색 벽과 지붕, 초록색의 창문.
이 색감들이 잘 담겼고 빨간색 포인트를 주고 초록색이 뒷받침되는 조화가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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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화성행궁으로 들어가는 정문이다.
큰 보호수와 어울어진 모습이 멋져 보여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고 보고 있었는데
선글라스를 낀 할아버지가 왠지 카메라를 의식하고
자세를 잡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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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상가 골목이다. 아이가 작은 연을 들고 이러저리 휘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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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로 넓게 찍어볼 걸 그랬다.
담벼락과 저 뒤에 산에 단풍들이 잘 어우려져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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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행궁 정문이다. 
처음보다 이게 더 멋드러지게 나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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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가운데에 큰 나무와 작은 단풍나무가 있어
그 자체로 예뻐보여 찍으려는데 마침 4인 가족이
지나고 있어서 중앙에 올때를 기다렸다가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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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행궁 내부다.
낮은 담벼락으로 공간이 분리 되어 있어서 담벼락 위로 찍었다. 넓게 펼처진 가옥의 구조와 뒤에 팔달산이 잘 어우러진 것 같다.
 
사진 가운데에 커플이 있는데
멀리서도 뭔가 풋풋함이 느껴져서 같이 담고 싶었다.
둘이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을 담고 싶어서
담벼락으로 걸어가서 카메라를 들었는데
아쉽게도 남성분이 일어나서 여성분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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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담벼락과 건물 끝에 걸려있는 나무의 모습이
멋드러져 사진을 찍고나서 알았다.
오른쪽 끝에 와이프가 같이 찍힐 거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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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뭐하나 봤더니
땅에 그려진 땅따먹기를 하고 있었다.
그 돌을 던지고 거기를 빼고 폴짝폴짝 뛰는 게임.
학교 다닐 때 많이 해봤었다며 몇번 하더니 몸이 무거워졌다며 옛날이 그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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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도 마음에 든다.
적당히 아웃포커싱이 되었고
와이프의 자연스러운 뒷모습과 분위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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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은 모르겠는데 수원 축구팀을 응원하는
행렬이 있었다. 아이들이 깃발을 들고 신나서 격양된 목소리로 뭐라고 소리치며 지나갔고, 이 행렬 뒤로
화성열차가 따라오고 있었는데 몇몇 시민분들이 환호와 인사를 건넸다. 거기에 있는 사람들이 선수들이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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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노랗게 피어있는 은행나무가 정말 예뻐보였다.
가던길 멈추고 찍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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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를 찍어주던 한 남자가 
'아 이게 눈에 보이는거랑 달라 잘 안담겨'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 맞다. 눈과 카메라 렌즈는
엄연히 달라서 카메라 렌즈가 눈을 못 따라온다.
그래서 보이는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
사진가의 살력 기준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저 뒤에 아주 큰 은행나무를 보고
사람들이 그 큰 나무와 친구, 연인, 가족을 한장에 같이 담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 중 한 커플은 길 건너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그래야 저 큰 나무를 같이 담을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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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한 나뭇가지와 기와지붕, 담벼락과 담장풀을 같이 찍으려는데 때마침 알콩달콩한 커플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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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조리개 1.7로 찍었다.
잠시 멍하게 다른 곳을 바라보는 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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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장짜리 필름인데
처음 날린 한장까지 더하면 총 38장이 찍혔다.
 
야시카 일렉트로 35 GX
YASHICA ELECTRO 35 GX는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니콘 FM과는 다르게 결과물이 좀 선명하게 잘 나와서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것 같은 느낌이다.
사진이 정말 잘 담기고
조작 방법도 몇번 사용하니 쉬웠다.
 
니콘 FM과 비교하면 셔터소리는 좀
하찮은 느낌이지만 그 소리도 매력이 있어서 
이 카메라도 좀 오래 사용할 것 같다.
 
누군가 이 카메라 괜찮냐고 물어보면 무조건 추천이다.
이런 결과물이라면
매물이 15만원~20만원도 아깝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