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 FM 열세번째 롤 - 2025년 새해가 담겨 있던 필름

2025. 3. 16. 16:37카테고리 없음

세어보니 필름만 30롤째 사용하고 있다.

개당 만원으로 평균 잡아도 30만원어치 태웠다.

23년 7월쯤부터 시작했고 이제 2년째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슬슬 정리하려고 한다.

필름카메라로 촬영을 하면 어떻게 나올지 기대하고

스캔 맡기고 돌아오는 기다림도 있고

촬영할 때 집중하는 순간 등이 매력적이었지만

순간을 곧바로 찍어내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고

앞으로는 일도 있고 힘들 것 같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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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해돋이를 보러 아내랑 처제와 함께 강원도에 갔었다.

해돋이가 처음은 아니지만 이렇게 동쪽으로 가는 건 처음이었다.

전날에 미리가서 하루 숙박을 하고 새벽에 걸어가서 많은 사람들과 기다렸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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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뜰때까지 오랜 시간 걸릴까봐

아내랑 처제한테 갖가지 방한용품을 챙겨줬다. 핫팩도 목, 가슴, 발에 하나씩 챙겼는데

생각보다 일찍 떠올라 좀 더울정도로 따듯하게 해돋이를 지켜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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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말고 더 왼쪽이 촛대바위다. 가운데 바위가 촛대 바위인줄 알고 찍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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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저 바다에서 해가 떠오른다. 같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실루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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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m 1.4 렌즈다보니 흐림이 참 잘되고 좋은 것 같다.

아내와 처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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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떠오른 25년 새해의 모습이다.

사람들은 환호를 하기도 했고 설레어 하는 것 같기도 했다.

난 사진찍을 생각말고는 소원을 빌어봤다.

올해 안에 아이가 생겼으면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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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생각보다 빠르게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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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떠 오르기까지 10분이 채 안걸렸다.

카메라로 찍은 사진으로 비교해보면 아마 7분 정도?

해돋이를 보고 빈 소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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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돋이를 보고 집에 왔는데

우리집 거실에서도 해가 보였다.

순간 괜히 멀리갔나 생각도 했다.

집에서 따듯하고 편하게 볼수도 있는데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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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였지. 친구들과 카페를 갔었다.

일본에 유학 중이던 친구가 오랜만에 와서 다같이 모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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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내부 인테리어가 꽤 잘되어 있어서 여기저기 아내가 촬영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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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소니카메라도 산날인데 테스트 하고 있던 날 찍어준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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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이 안맞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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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집에있는 내 카메라들이다.

모아서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모든 카메라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는 않다보니 짐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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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개 1.4의 배경흐림은 어느 정도일까 테스트해봤다.

디지털 카메라 중에는 1.8이 가장 낮은데. 1.4가 이정도구나. 

새삼 1.4 값이 엄청나다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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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카페에서 찍은 사진이다.

필름사진을 가만 보면 해상력이 좋지는 않다.

물론 좋은 애들도 있지만 내 니콘 FM은 막 좋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뭔가 뿌옇고 살짝 흐린 느낌이 있는데

이건 또 이대로 괜찮은 느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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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내부가 어둡고, 필름은 코닥200 이었다. 

그럼에도 렌즈가 1.4 여서인지 촬영이 가능했다.

초점도 창 밖을 잡았더니 내부 인원들은 흐려지는 효과도 있고 새삼 좋은 렌즈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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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내부를 사진찍는 아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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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 명함과 카드다. 카페 책상마다 이런 작은 조명이 있어 분위기가 한층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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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구쪽이다.

차피, 이쪽을 향한 사람들의 얼굴이 찍혀봐야 모자이크 처리해야하니까

아래 쇼파에 있는 커플에게 초점을 맞추고 찍었다.

그랬더니 효과적으로 자체 흐림 모자이크가 되어주었고 편하게 사진을 올릴 수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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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카메라를 안쓰다 책을 사러 안양에 대동문고에 갔다.

'다시 일어서는 대동'이란 프린트된 종이와 간판이 서점 내부 가장 안쪽에

창고에 적재된 물건마냥 있는 모습이 안타까운 느낌이 들어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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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나왔을 때 상록회관 옆 골목에 차들이 쭉 주차되어 있었다.

그 차들에 햇빛이 반사되어 마치 윤슬같아서 찍어봤는데

그 반짝임은 찍히지 않아서 아쉬웠다.

 

필름카메라가 감성이 좋긴 하지만

그것도 다 여유가 있을 때 얘기다.

요새 여유가 좀 없어져서 인지

디지털 카메라로 후다닥 찍는게 더 낫다는 판단이 섰다.

여유롭게 필름을 사용할 때는 필름 사는 값도 아깝지 않았다.

그 필름에 내 추억이 담기고 소중한 순간이 담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아닌 것 같다.

 

나중에 다시 여유가 생기면

그때 필름카메라 하나 사서 다시 쓰면 되겠지 싶다.

이제 야시카일렉트로35 GX에 넣어둔 필름 한 롤을 마저 쓰면

모두 정리할 예정이다.

당분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