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상록 혹은 비유적 의미로 상록수처럼 한결같다는 뜻 / 안양 에버그린 / 경양식 돈까스

2025. 3. 19. 21:16일상 이야기/맛집

아내가 좋아하는 옛날식 돈까스 집입니다.
보통 경양식 돈까스라고 하는 돈까스 집입니다.
아내가 여자친구였을 때, 데이트할 겸 가보고, 처제랑 같이 와보고,
저는 이번까지 전 3번째 와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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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는 인덕원역 근처입니다.

인덕원역 7번 출구로 나와서 충분히 걸어올 수 있는 거리이고요.
차로 이동하신다면 에버그린에 도착하기 전에 노란색으로 표시해 둔
공영 주차장에 주차를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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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공간은 이런 식으로 사선으로 주차하며, 주차장 양 옆으로 일방통행 길이고,
주차장이 끝나는 구간마다 U턴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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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은 참 허름해 보입니다.

모르고 보면 '에버그린'이란 간판이 식당을 생각나게 하진 않아요.
작은 회사일까? 싶습니다. 문방구나 제본을 할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위에 사진에 보면 일방통행 골목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모두 웨이팅 걸어놓고 기다리는 분들입니다.
이곳은 인기가 많아서 점심시간이면 이렇게 사람들이 몰립니다.
운영을 11:00에서 16:00밖에 안 하기 때문에
사실상 점심 장사만 하는 것 같습니다.

 

전 이날 주차를 하고 걸어오는데 차 두대가 저를 앞질러 가더니 비상등을 켜고 멈추는 겁니다.

뭔가 봤더니 두명의 여성분이 각각 내리더군요.

그때 알았습니다. 아, 에버그린에 웨이팅 미리 하러 가는구나.

그래서 전 바로 뛰었습니다. 평소에 몸이 무거워 잘 안뛰는데 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두분보단 앞서서 먹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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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팅은 체계적입니다.

오른쪽 태블릿에 웨이팅 등록을 하면
순서가 되었을 때 출입문 위에 있는 안내 모니터에 번호가 나오고
안내 음성이 나옵니다.
그리고 직원 1분도 나오셔서 해당 번호를 호명하며 손님을 찾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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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팅 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면

'기다리시는 분들을 위하여 일행분들이 다 모이신 후에 입실해 주십시오'라는 말입니다.
내 순번이 와도 우리 일행이 다 모여있지 않으면
일행이 언제까지 올 수 있나 물어는 보지만, 당장 도착이 아니면
다음 순번을 먼저 부릅니다.


그러니 선발대, 후발대 개념으로 사람을 먼저 보낸다고 해서
자리가 잡히지 않으니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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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은 건물 밖에 있습니다.

골목 더 안쪽에 보면 노란색 대문이 있습니다.
화장실은 저 대문 안으로 들어가면 있습니다.
 
내부 인테리어는 좀 고풍스러운 느낌이랄까요. 

구미호전 1938을 보신 분이라면 딱 공감하실 것 같은데

그 시대의 분위기를 내는 것 같습니다.

근데 가게 내부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아서 여유롭게 서서 사진을 찍기엔 눈치가 보여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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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음식 사진은 찍었죠

돈까스가 잘 튀겨지고, 튀김옷이 두껍지 않고 바삭하면서도 딱딱하진 않고
고기는 부드러우면서 적당한 식감을 주는 씹히는 맛도 있지만
저는 무엇보다 '소스'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보통 생각하는 돈까스 소스 맛이 나긴 하는데요.
이곳만의 레시피가 있을 텐데 정말 맛있어요. 분명 흔한 맛도 나는데 달라요. 아주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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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바에 양배추 샐러드와 소스, 깍두기, 단무지, 밥을 무제한으로 담을 수 있습니다.

양배추 샐러드를 제공되는 빵과 돈까스를 같이 먹으면 마치 샌드위치를 먹는 느낌입니다.
일부러 빵을 위아래로 잘라서 샌드위치처럼 드시는 분도 있어요.
 
수프는 양송이수프 같은데 안에 약간의 야채들이 송송 썰려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느끼하지 않고 좀 깔끔한 느낌을 줍니다.


빵은 옛날과는 좀 달라졌어요.

옛날에는 쫀득하고 속이 꽉 찬 밀도 있는 식빵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구멍이 송송 뚫린 술빵 같은 식감입니다.
그래서 수프나 돈가스 소스가 잘 베여들지만
전 처음 먹었을 때의 그 빵맛이 더 좋았어서 아쉬웠습니다.
 
에버그린이 무슨 뜻인가 찾아봤더니 '상록수'라는 뜻이 있고
'상록수처럼 한결같다'는 뜻도 있었습니다.
 
빵이 달라진 건 좀 아쉽지만
돈까스 자체의 맛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어
경양식 돈까스를 좋아한다면 충분히 방문할 만한 곳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