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4. 20:10ㆍ캠핑로그
2024. 12. 1 ~ 2
이번에 캠핑을 가게 된 이유는 내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와이프는 캠핑 전날부터 캠핑날, 그리고 그다음 날까지 3일 내내 축하해 줬다.
내 사람에게서 계속 축하를 받는 게 꽤 기분 좋은 일이었다.
이번 생일에는 부모님도 못 뵈었고, 처가에도 못 갔고 친구들을 만나지도 않았지만
아쉽지 않았고 편안하고 좋았다. 역시 난 내향형인가.
캠핑을 다닌 것은 22년도인 재작년부터였나 언젠가 와이프가 불멍이란 걸 알아왔고 그때부터였다.
캠핑을 시작하게 된 첫 시작이 된 게.
그리고 추운 겨울날에 온몸을 떨어가며 매쉬망 화로대 위에 장작을 쌓아놓고 불을 지폈다.
불멍 하며 앉아있기 위해 캠핑용 의자 구매를 시작으로 캠핑용품이 하나씩 쌓여서 지금이 되었다.
지금은 8만 원에 산 카즈미 오스카 하우스 캐빈 텐트를 사용하고 있다. 적당한 크기로 잘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 산 의자가 더 커 보인다. 의자가 전실 공간을 많이 차지해서 텐트를 더 큰 걸로 바꿀 생각을 하고 있다. 이 텐트를 살 때도 디자인이 각져서 예뻐라 했는데 아무래도 공간이 아쉽다.
와이프가 준비해 준 작은 이벤트 용품만으로
단순한 캠핑이 아닌 정말 축하 분위기를 내주는 캠핑이 되었다.
소품들은 다 다이소에서 가져온 것 들인데, 기분이 이렇게 달라지나 싶었다.
우리 부부가 찾아간 곳은 "강화도산들애캠핑수영장"이다.
이 캠핑장에는 이름에서 보듯이 '수영장'이 있다.
그런데 여름도 아니고, 지금은 수영장에 물도 없으니까 시설이 황폐해 보여서 사진을 안 찍었다.
하지만 수영장 크기가 제법 컸고, 다른 분들이 여름에 다녀온 사진을 보면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들이 많아 보였다. 왁자지껄하고 활기차 보이는 사진과 다르게 겨울인 지금은 한적하고 조용했다.
캠핑장 자체 규모가 크지는 않았고, 좀 아담한 느낌이다. 캠핑장 한쪽 끝에서 찍은 사진이다.
모든 사이트에서 화장실 가는 게 멀지 않아 보였다.
입구에서 수영장을 지나쳐 캠핑구역까지 들어오는 길목이다.
여름에 나무가 푸른 잎을 달고 있으면 지금보다 더 멋들어질 것 같다.
이곳엔 장박을 하는 텐트도 2동 보였다.
양쪽으로 캠핑 사이트가 있으며, 사이트 크기는 널찍하다.
우리는 차를 옆에 주차하고 텐트를 쳤는데도 공간이 좀 남았었다.
밤에는 매너타임 전까지 조명을 켜주어 돌아다니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처음으로 써보는 테이블이다. 아주 넓찍하다.
그런데 이런 롤테이블은 테이블보가 필요하단 걸 볶음 김치 하나 떨어트린 후에 깨달았다.
처음 캠핑을 시작했을 땐 장작으로 불멍 하면서 거기서 숯을 만들어내서 고기를 구워 먹었다.
그러다 배고픔이 너무 힘들어서 숯불을 사용해서 고기를 구웠다. 불향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런데 요즘엔 그리들에 고기를 굽고 그 기름에 김치를 볶아서 먹는다.
요리도 편안하게 할 수 있고, 더 다양한 요리가 되니 자연스레 옮겨왔다.
편안하게 요리를 해 먹으니까 대화도 할 수 있고 분위기를 더 차분하게 가질 수 있었다.
피날레로 밥을 볶아 먹었다. 충분히 배부르고 같이 마신 와인덕에 취기가 올랐다.
처음으로 써본 '퓨어핸드 렌턴'이다. 감성을 20,000% 채워주는 캠핑용품이다.
가장 예쁘게 찍어보고자 필름카메라와 함께 찍어봤다. 그런데 이 렌턴이 '파라핀 오일'이라고 해서
연료를 태우다 보니 '열'이 난다. 이걸 모르고 렌턴 윗부분을 잡았다가 손이 데었다. 물집도 잡히고.
겨울철 필수용품인 등유난로. 아주 무겁고 겨울에만 쓰지만 저 작은 창으로 보이는 등유불이 또 감성을 5,000% 채워준다.
이날 불멍도 하려고 했지만
예보에 없던 비가 갑자기 내리는 바람에 할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텐트 출입문을 다 내리고 가져온 태블릿으로 영화를 보다 잠들었다.
올해는 이번까지 3번째 캠핑을 하고 있다.
와이프도 나도 일정이 있다 보니 1박뿐이 못했지만, 오랜만에 멍하게 생각을 내려놓고
우리 둘에게 집중이 되어 좋았다.
집중이 된다고 막 심도 있는 얘기를 한건 아니지만, 뭐랄까 편안하게 있는 그런 시간.
이런 감정과 분위기는 캠핑을 해봐야 안다.
캠핑을 단순히 먹으러 간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다.
뭐 먹으러 가기도 하지만 그냥 멍하게 있는.
현실과 스스로 멀어져 원초적으로 집을 짓고, 밥을 해 먹고, 쉬고, 산책하다 다시 밥을 하고,
술을 한잔 하고, 해가 뜰 때까지 자는 행위가 일어나야만 해서 알람을 맞춰서 일어나고,
일 하기 위해 밥을 먹고, 마음 편히 쉬지 못하고, 산책은커녕 업무 때문에 돌아다니고,
집에 돌아와 간신히 저녁밥 챙겨 먹고 다음날을 위해 술을 안 마시는 일주일은 산 우리에게 주는
포근한 보상 같다.
아직 캠핑을 안 해봤다면
주변에 하는 사람 따라가서 한번 체험해 보길 바란다.
처음엔 지루하거나 뭐 하나 싶지만
생각을 비우는 그 순간이 생각날 거다.
캠핑장에 대한 소개도 좀 하려고 했었는데 그냥 내 일기가 돼버렸다.
이 캠핑장 주변에 '조양방직'이란 카페가 가깝고, 최근에 올린 '금문도'식당도 10분이면 간다.
그리고, 캠핑장 바로 옆에 보쌈과 칼국수를 파는 식당과
내가 다녀온 '강경 불고기' 식당도 있는데 정말 맛있다.
그래서 든 생각은 강화도산들애캠핑수영장에 방문할 땐
텐트만 가져와도 되지 않을까 싶다. 밥은 식당에서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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