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 21. 13:02ㆍ캠핑로그
겨울이 되고 두번째 동계캠핑을 다녀왔다.
처음엔 카바나 텐트를 써보기위해 갔던 것이고
이번엔 정말로 쉬어보자고 간 캠핑이었다.
카바나 텐트는 넉넉한 공간을 확보해줘서 정말 좋았다.
안에서 밥도 해먹고 의자에 앉아 쉬어도 공간이 넉넉해 답답하지 않고 좋았다.
하지만 이번에 캠핑장을 찾을 때
큰 텐트가 능사는 아니란걸 알게됬다.
전장이 6m나 되다보니 사이트가 커야만 한다.
이보다 작은 테크에는 갈 수 없어서
넓은 파쇄석 위주로 찾아야 했다.
그것도 사이트가 크게 있는 곳만 찾게 되어
조금 제약을 받는 느낌도 있었다.
어쨌든 이런 제약을 잘 걸러내고
잘 찾아서 다녀온 이번 동계캠핑!
[캠핑로그]
느꼈던대로 기록해서 나중에 더 좋게 다녀오려한다.
1. 날씨: 예보를 봤을 때 가장 추운 날씨가 영하 3도 ~ 6도 정도 예상했다. 저번에 다녀온 몽상핀이 영하 11도였기에 그보단 훨씬 나았다.
2. 바람: 아 이거 체크 안하고 그냥 갔다. 마지막날에 바람 조금 선선하게 불었다.
텐트를 정리하는데 방해되진 않았다.
3. 난방: 등유난로를 사용하고 있다. 파세코의 캠프 25S 인데 제원상 지속시간은 최고 발열량으로 10시간이다. 둘째날 밤 최고 발열량에 Full 게이지를 넘겨 빨간색 까지 채우고 00시쯤 자서 아침 8시까지 잘 타올랐다. 물론 게이지는 Empty 였지만 이후로 텐트를 걷는 중에도 지속되서 그냥 끄고 식힌 후에 철수 했다.
4. 난로: 마지막날 텐트 철수할 때 바람이 부는 밖에 둬서 그런지 텐트 걷고 가지러 갔더니 그을림이 엄청 껴 있었다. 하..
5. 차에 늘 캠핑장비를 싣고 다녔는데 오늘 작정하고 집으로 다 올렸다. 와이프가 함께 해주니 생각보다 안힘들었고 금방 올려서 신발장 창고에 잘 정리했다.
캠핑 가기 전날
신중하게 딸기를 고르는 아내
딸기를 참 좋아한다.
딸기만 부르면 딸기송이 있는데 딸기 볼 때마다 생각나서 곤란하다.
고민고민하다 알이 작은 딸기를 샀는데
캠핑하면서 먹을 땐 편했는데 알이 작다보니 먹은 것 같지 안은 느낌이었다.
나중엔 알이 큰 딸기로!
Maker's Mark 술은 우리 취향은 아니었다. 향이 좀 알코올 냄새가 난다고 해야하나?
향긋한 향이 나는걸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고기는 마음에 드는게 없어서 출발 전에 동네 정육점가서 샀다.
노을빛바다 캠핑장
노을빛바다 캠핑장은 서산에 위치해 있다.
서산IC에서 나와서 약 20분을 더 가야했는데
가는 중간중간에 저 간판보다 좀 작은 안내판이 '잘 오고 있어요~' 하듯이 등장한다.
왜냐하면 좀 구불구불한 길을 가다보니 '여기가 맞나?' 싶을 때마다 등장한다.
캠핑장 주변으로 펜션촌이 있는 것 같다.
노을 맛집이다 보니 펜션들이 꽤 모여있고, 그 한켠에 캠핑장이 있다.
캠핑장 배치도다.
캠핑장 전체에 와이파이가 가능하고 비밀번호는 쉽다.
내가 다녀온 곳은 바다전망인 B1 사이트였다.
원래 B5로 예약했었는데 체크인할 때 사장님이 먼저 B1이 더 좋을 거라며 둘러보고 생각있으면 바꿔준다 하셨다.
그래서 B1으로 바꿨는데 아주 잘했단 생각이든다.
관리동에 개수대, 화장실, 샤워실, 매점이 다 있기 때문에 편했다.
* 화장실 관리 잘되어 있고 비데가 설치되어 있었다. 라디에이터를 켜놔서 화장실이 춥지도 않다.
* 샤워장도 라디에이터가 있고, 2인용과 1인용으로 칸이 나뉘어 쑥쓰러움이 많은 내향인에게 좋을 것 같다.
단지 아쉬웠던 건 선반이 부족해 외투를 걸어둘 곳이 없었다. 칸막이 내부에 선반이 있지만 외투 말고 옷과 수건을 두면 좀 가득차는 느낌이라서 외투는 따로 두고 싶었다. 가뜩이나 외투가 패딩이었어서.
* 개수대에도 역시 라디에이터가 있었다. 따듯한 물도 잘 나왔다.
* 겨울이라 그런지 풀벌레는 없었다. 사장님이 서산에는 반딧불이가 있어서 약을 안치려했지만 손님들이 무서워해서 약을 쳐서 관리하고 계신다고 했다.
B구역 사이트들은 다 넓었다.
그런데 보면 B1이랑 B6이 붙어있는데 B6은 B1에 다른 손님이 있으면 뷰가 가려진다.
그 위에 B11과 B16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B11은 B1과 B6보단 한단 위쪽에 위치했기에
B1, B6에 손님이 있어도 뷰가 보일 것 같긴하다.
논바다 전망에선 A17부터 20이 프라이빗해 보였다.
이런 느낌이다. 울타리도 쳐져있고.
전망을 걸어가서 보면 된다고 생각할 경우 여기가 조용해보였다.
캠핑장에서 내려오면 잠시 산책할 길이 있다.
밀물 땐 바닷물에 잠길 것 같은 도로가 있다.
길이 대체로 젖어있다. 이길따라 가면 오른쪽에 보이는 작은 섬 근처까지 가는 것 같다.
가려다가 바람이 차서 끝까지 안가고 돌아왔다.
캠핑장 근처에 어민분들이 사용하는 것 같은 창고와 쉼터로 사용할 것 같은 천막이 있었고
그 너머로는 이렇게 어선이 놓여 있었다.
캠핑장엔 역시 먹으러 가는 것이지!
이제 텐트치는데 20분이면 친다.
처음엔 거의 40~50분 걸렸는데 한번 해보니 해볼만 했다.
내부 상태가 엉망이지만 저렇게 준비하는게 또 40분 걸린다.
첫날 저녁 메뉴는 돼지목살, 쭈꾸미 볶음, 어묵탕이었다.
어느날 마트에서 돼지목살을 봤는데 홀릴 정도로 예쁜 색을 띠고 있었다.
그날 사먹기엔 사정이 여의치 않아 다음에 사기로 했는데
그런 목살이 또 있진 않았고 정육점에 가서 샀다.
400g에 7,000원. 목살이 원래 이렇게 저렴했던가.
석쇠에 구우려다 정신없을 것 같아서 그리들에 구웠다.
숯과 장작을 사용해서 그런지 그리들 아래가 검게 그을렸다.
그러니까 그리들인가.
ㅎ
이렇게 쌈과 김치, 물김치를 준비하고 옆에는 오뎅탕을 끓였다.
이럴때 김치를 챙겨와서 먹는다. 아니면 안사라진다.
잘 끓었는지 뚜껑을 열어보면 이젠 뜨거우니 어서 먹으라고
다 익은 오뎅이 두둥실 떠 있다.
다 익어가는 목살과 오뎅탕과 밥을 먹다보면 화끈한 매운 맛이 땡기는데 그 때 등장하는
주꾸미 볶음으로 느끼함을 잡아주었다.
물론 술과 함께.
술병 옆에 스타벅스 컵이라니.
저 컵에다 얼음넣고 하이볼로 마셨다.
글랜피딕은 향이 참 좋다. 샷으로 마셔도 괜찮을 정도다.
메이커의 마커는 향이 좀 아세톤 냄새? 여튼 냄새로 느껴진다. 향이 아니다.
마무리는 역시 볶음밥.
이걸로 배 채우고 마신 술에 기분 좋게 잠들었다.
그리고 저녁 밥을 준비해서 먹는 동안
'노을빛'바다 캠핑장 답게
예쁜 노을을 볼 수 있었다.
둘째날
아침에는 우유에 계란을 풀고 식빵에 묻혀서
프렌치토스트를 하고 그 위에 무화과 잼을 발랐다.
무화과 잼이 작고 비쌌는데 식빵 한봉지에 맞는 양이라서 기분내는 캠핑엔 딱이었다. 다 먹고 버리고 오기에.
커피는 모카포트로 내렸다 해야하나 끓였다 해야하나
그렇게 준비했고 프렌치토스트를 다먹은 후엔 계란후라이와 햄, 치즈를 겹걉이 쌓아서 토스트로 막었다
계란후라이를 할 때 계란 하나를 손에 딱 잡고 흔들어제끼면 노른자가 가운데로 온다고 해서 해봤다.
정말 맞는 말인가보다. 진짜 가운데에 잘 몰린게 예뻐서 사진을 찍었다.
처음 장 볼때 고민고민하고 산 딸기. 알갱이가 작아서 먹기 좋기도 한데
그래서인지 먹은 느낌이 안나기도 했다.
해물부추전을 저녁으로 부쳐먹었다.
그리들이 가운데가 움푹파여있어 좀 빵처럼 구워져서 작게 부쳤다.
그리고 두번째 날 노을은 색이 좀 달랐다.
그냥 주황빛이 아니고 분홍색도 섞인 듯한 느낌이다.
물에 비친 하늘 노을빛이 예뻤다.
물결이 잔잔하게 치고 있어서 저 부분을 손으로 스윽 쓸어보면 느낌이 부들부들하면서 오돌토돌할 것 같다.
이렇게 세팅하고 지냈다.
난로덕에 춥지 않았고 따듯하게 캠핑을 즐겼다.
셀카를 안찍은게 생각나서 한장 급하게 찍었다.
세번째날 돌아가는 길에 들린 중식당! '영구반점'
텐트를 철수하고 나올 때 대략 11시반이었다.
점심때이기도 하고 배가 고파서 근처에 봐뒀던 중식당으로 향했다.
겉모습은 허름해서 완전 별로이지 안을까 하고 인터넷에 검색해봤는데
깔끔하고 평도 좋은 곳이었다.
따듯한 차를 기본으로 준다.
그냥 따듯한 물이 아니고 뭔지 모르지만 향이 나는 차 였다.
이런 숟가락 처음봐서 찍어봤다.
탕수육 '소' 18,000원.
양은 많지 않은데 꽤 맛있다.
와이프는 복무춘에서 먹었던 탕수육 같다고 하며 극찬했다.
고기짬봉과 간짜장을 같이 주문해서 먹었다.
고기짬뽕은 안양에 '화룡'이란 고기짬뽕 맛집이 있는데 거기랑 맛이 같았다.
거의 같았다. 이 식당이 시골이라 사람이 덜 모여서 줄을 안설뿐이지 도시에 있었으면 꽤 줄 섰을 것 같았다.
상당히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고, 주방장이 여경래 쉐프를 닮은 느낌이 있어
뭐랄까 신뢰도가 높아지기도 했다.
그런데 또 나오다 보니 '개업축하'화분에 '여경래'쉐프 이름이 있기도 해서
주방장님이 혹시 친척인가 싶었다.
오랜만에 2박3일 캠핑을 하면서 넉넉하고 한적한 기분을 즐겼다.
동계라 추위는 어쩔 수 없지만 난로 덕에 지낼만 했고
그래도 기온이 많이 내려가는 날엔 안나가는게 상책일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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