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27. 17:13ㆍ일상 이야기/맛집
올해 벚꽃은 희안했다.
피는 시기가 작년보다 더 늦었다.
그 때문인지 벚꽃이 다 떨어지라고 내린 비와 바람을
젊은 생명력으로 견뎌내더니
천천히 초록 잎으로 바꾸어갔다.
하지만 이건 결과적인 관점이고
바로 다음날부터 비가 온다고 해서
벚꽃이 직전에 어서 구경가자고 서둘러 나섰었다.
덕분에 서울대공원에서 벚꽃 구경을 하며
공원 한바퀴를 걸었고
그날 저녁 떨어지는 빗물을 맞있지만
만족스러웠다.
서울대공원을 한바퀴 걷고나니 몹시 배가 고파졌는데
아내가 네이버 지도에 저장되어 있던 메밀국수 집을 가자고 해서 방문한 곳이 메밀장터 다.
서울대공원에서 차로 10분정도 걸렸다.
메밀장터
선바위메밀장터 과천점
경기 과천시 뒷골로 5-7

메밀장터 위치
4호선 선바위역에서 3번출구로 나와 도보로 100m가 안된다.

아내도 직장동료한테 얘기듣고 저장해놨다 했는데
입구에서부터 주차요원이 계신걸 보니 맛집임을 알 수 있었다. 가게 외관은 좀 허름해보이는데
내부는 잘 정돈되어 있었고 깔끔했다.

가게 내부에 걸려있던 사진인데 메밀밭같다.

입구에서 매장 안을 바라본 모습

매장안에서 입구쪽을 바라본 모습
중앙에 홀이 있고 주변 모서리에는
각각 들어가 먹을 수 있는 방같은 공간이 있었다.
모든 자리는 식탁과 의자가 있었다.
좀 뭣모르고 가서 맛집을 발견한 기분이었지만
이미 유명한 맛집이었는지 손님들로 가득차 있었다.


메뉴는 단촐했다.
단촐하다기 보단 분명했다.

우리 엄니는 들기름국수 해주신적이 없는데
어쨌든 엄마의 마음으로 요리한다는 가게의 신념이 담긴 플랜카드가 인상적이었다.

나는 가장 대표음식이라 생각되는 들기름 막국수를 주문했다. 메뉴판에 보면 들기름 막국수를 다 먹은 다음에 동치미 국수를 붓고 먹으면 맛있다고 하길래 그 맛이 궁금해서였다.

아내는 메밀소바를 주문했다.
며칠전부터 먹고 싶다고 했던 메밀소바였다.

그리고 명태회수육까지!
모든 음식이 계속 질리지 않을 것 같았다.
맛이 깔끔했고 감칠맛이 강하지 않았다.
들기름 막국수는 먹으려고 고개를 숙이면
고소한 들기름향이 풍겨졌고 입에 넣으면 느끼하지 않고 메밀가루가 잔뜩 얹어져서인지 씁쓸한 맛도 느껴졌다. 이 씁쓸함이 기분나쁜 맛이 아니란게 신기했다.
보통 쓰면 우웩하는 반응을 할수도 있는데 이건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동치미 국물을 넣어봤는데 무슨 맛을 내고 싶었던건지 난 잘 모르겠다.
명태회와 먹는 수육은 마치 홍어와 같이 먹는 삼합과 비슷한 식감을 냈다. 물론 홍어처럼 코가 뻥뚤리는건 아니다. 식감이 비슷했다.
적당히 쫄깃하게 씹히는 명태회와 맵지않지만 느끼함을 잡아주는 김치, 부드럽게 씹히는 수육. 정말 좋았다.
메밀소바도 국물이 시원했고, 취향껏 무를 넣으면서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와사비랑 무를 좀 잔뜩 넣는 편이라 그렇지 않은 아내의 메밀소바는 깊은 인상을 주진 못했다.
가게 메뉴가 국수다보니까
회전율이 좀 빠른 것 같다. 둘이서 삼인분시켜서
천천히 먹는동안 옆에 식탁엔 새로온 손님이 음식을 먹고 있었다. 배가 부른게 아쉬운 식당이었다.
혹시 내가 먹방 유투버처럼 더 먹을 수 있다면
다른 메뉴들도 먹어보고 싶었다.
허름해보이지만 허름하지 않고
메뉴가 단촐해보이지만 확실한
메밀장터는 정말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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