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25. 16:41ㆍ일상 이야기/맛집
전여친이자 지금의 아내와 한참 연애하던 시절에 알게 된 맛집이다.
물론 아내는 이미 알던 식당이었고
그때나 지금이나 뜬금없이 '봉덕칼국수 먹고 싶다'라고 말한다.
그냥 '칼국수'라는 음식 대명사가 아닌
'봉덕칼국수'라는 식당 이름으로 말한다.
대체 얼마나 좋아하면 그럴까 싶다.
거의 한 달에 한번 정도 봉덕칼국수를 먹고 싶다고 말하는 것 같다.
봉덕칼국수 식당은
처음엔 의왕시보건소 옆에 허름한 단층 건물로 있었다.
그때는 주차장이 협소해서 지금처럼 주차요원이 있었지만
점심시간에 가려면 주차가 정말 힘들었다.
보통 자리가 없어서 식당 쪽 길가에 차를 쭉 세워놓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식당을 이전하면서
주차장이 많이 넓어졌으며, 각각의 주차공간도 넉넉하게 해 놨다.
가족 단위로도 많이 올만하고 회전율이 빠른 편이라 기다릴만하게 변화했다.

봉덕칼국수 식당의 모습과 2분의 주차요원이 방문차량을 안내하려는 모습이다.
식당 건물은 정말 크고 번듯하게, 깔끔하게 발전했다.
그리고 주차장은 입구에서 출구로 일방통행으로 해놔서
들어가고 나갈 때 불편함이 없었다.
주차장으로 들어서면 주차 요원분들이 열심히 불봉을 흔드신다.
안쪽에 자리가 비었으면 그 안쪽까지 들어가라고 안내한다.
주차장이 워낙 넓고 주차요원이 열심히 하시기에
주차 걱정은 크게 안 하면서 와도 될 것 같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여기는 칼국수 면이 수타면이다.
처음 봉덕칼국수를 방문했을 때 듬직한 남성분이
수타면을 만드시는 모습을 봤었는데
그 모습만 봐도 '와, 여기 맛집이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상 깊었다.
하지만 그땐 식당이 바닥에 앉아서 먹는 좌식이었고
사람들이 많아서 좁고 불편했고,
핸드폰을 보면서 기다리는 대기자들이 난 괜히 의식돼서
편안하게 먹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식당에는 여전히 사람이 많지만
바닥에 앉는 좌식이 아닌 식탁이 있어 편해졌고,
식사공간은 별관까지 있어서 넓어졌으며,
식탁마다 부탄가스가 아닌 인덕션이 설치되어 있어 덥지도 않다.
메뉴 주문도 신식으로 바뀌어서 태블릿으로 주문한다.

사람이 많아서 시장통 같이 시끌 버쩍하여 여유롭게 이야기하면서 식사하기보다는
점심시간, 저녁시간에 맛있는 식사를 빠르게 할 수 있는 곳 같다.
이곳엔 공무원들이 많이 온다고 한다.
바로 근처에 의왕시 보건소, 시청, 도서관, 복지관, 경찰서, 소방서까지 몰려있기 때문이다.

주문하면 음식이 정말 빨리 나온다.
어차피 샤브샤브로 시작하기 때문에
재료들과 국물만 담아서 내면 되니까 빠르게 나오는 것 같다.
잔뜩 올라간 미나리가 아주 마음에 든다.
국물 맛은 연달아 3번 정도 마실만한 맛이다.
간이 좀 세다고 할까. 감칠맛이 강하다고 할까.
국물을 마시다 보면 시원하고 얼큰하다기 보단
매콤한 끈적임이 느껴져서 계속 마시지는 못하겠다.

샤브샤브를 주문하면 이렇게 소고기가 나온다.
2인분이다.
나한테는 어림도 없는 1인분인가 싶은 양이지만..
한 점씩 소중하게 담갔다 빼서 미나리와 버섯이랑 같이 간장 와사비 소스에 찍어 먹으면 맛있다.


샤브샤브와 함께 나오는 김치는 스스로 잘라먹어야 하는데
맛집 김치는 역시 다르다고 하지만
난 우리 엄마김치가 더 맛있다.
여긴 가끔 맛이 안 스며들어서 맹하게 겉도는 맛이 느껴질 때가 있다.
항상 맛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먹을만하다.

고기를 다 먹고 나서 칼국수를 넣어달라고 하면 면을 가져오신다.
수타면 특유의 식감이 좋고 면이 적당히 얇아서 국물 맛이 금방 스며든다.
칼국수 면까지 다 먹고
혹시나 모자라면 밥을 볶아서 먹을 수도 있다.
한참 먹을 때는 샤브샤브 2인분 시키고 만두도 시켜 먹고
칼국수에 밥까지 볶았었는데
나이가 들었는지 만두도 없이 칼국수에서 멈춰서 아쉽다.
매콤한 샤브샤브와 칼국수까지 한 번에 먹으려면
여기 봉덕칼국수를 찾아오시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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