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렇게 허름하고 간판 불도 안들어왔는데 다 맛있네? 당정회센타

2024. 11. 18. 22:05일상 이야기/맛집

요즘 오블완을 하기 위해

처음 이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정한 가장 주된 주제인

카메라, 사진, 책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안 쓰고 있다.

 

아무래도 하나의 포스팅을 하려면

실제로 필름카메라를 사야하고, 그걸로 필름 한 롤은 써봐야 하고

이런 과정에서 나의 예산에 맞기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빠르게 글을 써낼 수가 없었다.

 

책에 대한 리뷰는 책을 읽어야 쓸 텐데

최근에 읽은 책은 3달간 읽었다.

일이 바빴다는 핑계로. 그래서 앞 내용이 생각나지 않아

다시 봐봐야 한다.

 

그런데 이런 식당을 다녀온 포스팅은

가볍게 쓸 수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 부부는 외식을 참 많이 해서다.

집에서 밥을 해 먹어야 돈을 아낄 수 있단 거 알지만

둘 다 직장인이다 보니 그게 참 쉽지가 않다.

퇴근하고 나면 너무나 배고픈걸.

 

그런데 또 가볍게만 쓸 수 없다는 게 함정이다.

그래도 우연히 이 글을 봤을 때 도움을 줘야 할 텐데.

 

어쨌든 오블완 덕분에 방문한 식당마다 '오 그때 맛있었지'

정도에서 끝나지 않고 더 오래 기억하게 됐다.

이렇게 글을 쓰면 

쓰는 과정에서 머리에 한번 더 기억되기 때문이다. 

 

말이 길었다. 이제 소개하겠다!

 

경기 군포시 한세로4번길 10, 당정회센타

주차는 식당 바로 맞은편에 있는 공영주차장에 주차하면 된다.

 

오늘 1시간 2분 주차했고 900원이 부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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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적당히 가게 앞에 주차해도 되는 것 같다.

 

자 보이는가.

 

간판에 불이 안 들어와 있다.

근데 장사가 된다.

심지어 잘된다.

 

와이프가 회사에서 회식장소로 왔었다가

회도, 밑반찬도 모두 맛있어서 나랑 다시 오고 싶다고 했었던 곳이다.

저래 보여도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 예약하지 않으면

앉을 수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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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맛있다고 했으니까 저 식당을 들어갔지

모르고 지나갔으면 그냥 지나쳤을 것 같다.

저게 출입문인지도 모르게 생겼다.

마치 실수로 열어둔 창고 문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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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진입하기 전까지

여기가 정말 식당으로 들어가는 문인가 생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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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내부의 모습. 

티비 뒤쪽으로 공간이 조금 더 있긴 하다.

분위기는 대체로 허름한 느낌의 분위기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좋아한다. 입구만 좀 별로였지.

이건 나갈 때 찍은 사진이다.

왼쪽에 정리안 된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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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 우리는 특2인상을 먹고

입을 가실 겸 매운탕을 추가해서 총 65,000원에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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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도착했을 때 놓여있던 세팅은 이게 전부였다.

저기 저 특별해 보이는 소스에 회를 찍어 먹으면 맛있다.

단순히 쌈장맛만 나는 게 아니고

마늘, 고추, 참기름이 어우러져 느끼하지 않고 고소하고

매콤 쌉쌀한 맛이었다. 거의 뭐 만능소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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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도 충분히 준비해서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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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반찬을 내주었다.

콩나물국이 콩나물을 쌓아놓고 물을 부었는지 그냥 콩나물 그 자체였다.

국물이 시원할 수밖에.

미나리 무침은 입맛을 확 돋워줘서 밥을 먹으려는 우리의 텐션을 높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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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는 중에 이름을 모르겠는 조개와 굴을 더 가져다주셨다.

아, 덜 나왔으니 다시 찍어야지 하고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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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끝이 아니었다.

사진 찍고 국물 한입, 나물 한번 집어 먹었는데 반찬이 더 나왔다.

다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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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다시 찍고 다시 찍다가 결국 새로 나오는 반찬들만 따로 찍어놨다. 콘 옥수수도, 멍게도 맛났고

저 빨간 거 묻은 게 뭐였지 코다리일까 싶은데 그것도 맛있었다.

껍질이 쫄깃하게 뜯기고 살은 촉촉하고 포동포동했다.

어떻게 조리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오징어 숙회는 살이 부드럽게 씹혔다. 

마지막으로 아마 '전어'라고 한 것 같은데

잔가시가 아주 많지만 꽁치처럼 무시하고 씹어먹으면 됐고

적당히 기름지고 고소한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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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메인인 회가 나왔다.

회를 좋아하지만, 마니아는 아니어서

저게 다 뭔지는 모른다. 

근데 어쨌든 고소하며 맛있었고, 살을 적당히 도톰하게 썰어서 내놓으셨다.

회랑 같이 초밥으로 먹으라고 내준 밥도

간이 달지도 짜지도 않게 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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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매운탕까지.

 

이미 회까지 먹으면서 충분히 배가 불렀었다.

그런데 회를 먹었으면 그 특유한 느끼함이 있어

매운탕이 생각날 수밖에 없다.

 

잔뜩 들어간 파와 고춧가루, 생선에서 우러나온 살짝 달큰한 듯한 기름진 국물이 또 밥을 불렀지만

배가 거부해서 어쩔 수 없이 매운탕만 마시고 나왔다.

사실 더 놀라운 점은 이 메뉴에서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점.

우리 보다 먼저 와있던 옆 테이블 아저씨 4명은 소주만  6병 넘게 마셨던데.

 

이 식당은 식사를 내주는 곳이지만

메뉴들이 안주라고 해도 될 구성이기도 하다.

그래서 술을 좋아하는 분들이 여길 온다면

정말 딱 맞을 것 같다.

배도 채우고, 술도 채울 수 있는 식당.

그리고 이 식당의 허름한 분위기가 술에 더 취하게 자극할 것 같다.

마음 편히 취하라고 만든 공간 같다.

 

혹시 회와 술이 생각난다면 여기 전화해보고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