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6. 09:28ㆍ연수의 사진/감성 사진
필름을 맡기고 돌아오는 길에
왕송호수에 노을이 멋들어져
차를 세우고 내려서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
한동안 노을 사진을 찍고 돌아와보니
내릴 땐 안보였는데
차 옆에 꽃밭이 있었다.
꽃 하나씩만 보면 참 예쁜데
주변에 이런 줄기와 잡초들,
아직 피우지 못한 꽃봉오리들을 보면
좀 지저분해 보인다.
그리고 그 안에서
홀로 피어있는 꽃이 되게 낮설다.
저런 혼잡한 환경에서
사람의 시선을 끌 정도로
혼자 예쁘게 피어나
이질적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좀 더 가까이 찍어봤다.
주변 환경이 정리되니까 꽃 자체의 예쁨이 돋보이는 것 같다.
더 가까이
꽃 사진을 찍고 확대에서 보고
자세히 보고
선별하는 동안
새삼 아웃포커싱, 배경흐림이 어떤건지
더 확실히 보였다.
이날 망원렌즈 EF-S 55-250 STM을 갖고 찍었는데
당길 수록 주변이 정리되서 좋았고
접사기능이 있는 것 처럼 찍혔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서 꽃이 흔들리고
그 순간을 잡고자 셔터스피드를 높여 찍었다.
그것만으로 순간순간을 담기 어려워
고속연사를 사용해서 연달아 따다다닥 찍었다.
고속연사를 사용하면 내가 정말 전문 사진가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결과물들을 쭉 살펴보면 초점이 엇나간 사진
셔터스피드를 빠르게 했음에도 휙휙 지나간 사진
그 많은 사진을 확대해서 보고 지우고 해서 남은 사진들을 올려본다.
특히나 밑에 사진은
한 송이만을 찍다보니까
흔들림에 아주 민감했고
그날 정말 여러장을 찍고서 한장 건져냈다.
이렇게나 가까이 찍고, 이렇게나 가까운 상태를 열심히 본것도 처음이었다.
꽃에 저 노란색은 학종이로 접은 오각형의 별 모양 같아서
하나씩 빼먹으면 달콤할 것 같이 생겼다.
꽃이 연보라색이라 그런지 몽환적인 느낌도 든다.
뭔가 이끌리듯 차를 세우고 내려 노을을 찍고, 꽃을 찍었던 이날
충동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내가 조금 변한 날 같기도 했다.
새삼 사진찍기를 정말 좋아하고 있음을 느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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