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7. 21:14ㆍ연수의 카메라/필름카메라 리뷰
여느 날과 같이
핸드폰으로 당근, 중고나라, 번개장터를 구경하던 중에
니콘FM을 13만원에 올린 것을 발견했다.
심지어 색상은 블랙이어서 실버보다 예뻤다.
보통 20만원선에 올리던 매물을 봐서 그런지
정말 저렴하다 생각했고
작동도 정상적으로 한다고 해서 바로 구매하기로 했다.
돈을 입금하고 물건은 택배로 받았다.
아주 꼼꼼하게 뽁뽁이로 둘러싸져 있었다.
블랙은 진리였다.
정말 예쁘지 않은가.
군데 군데 블랙 페인트가 까져서 황동색이 드러났는데
지저분하지 않고 그것 나름의 멋으로 느껴진다.
전 주인이 센스있게 셔터 소프트버튼 마저 황동색으로 끼워놔서 아주 잘 어울린다.
보면 스트랩도 베이지 색상으로 칠이 벗겨진 황동과 셔터 소프트버튼과 색깔을 맞춰놓은 것 같았다.
신형 니콘FM 이라고 말한 이유는 바로 셔터 잠금이 자동으로 되기 때문이다.
내가 전에 사용하던 구형 니콘FM은 셔터를 잠그려면 셔터 밑에 있는 레버를 돌려야 했다.
하지만 이 신형 니콘FM은 와인딩 레버를 잠그기만 해도 셔터가 알아서 잠긴다.
확실히 편하다.
전에 사용하던 구형 니콘FM은 셔터잠금 해제하는 걸 깜빡하면
그 찰나에 셔터가 안눌려서 순간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근데 자동으로 잠기고 풀리기 때문에 그럴 일이 없어졌다.
그리고 외관은 정말 만족스러웠고 곧 바로 테스트를 해봤다.
와인딩 레버를 당겨보고 셔터스피드마다 셔터를 눌러봤다.
와인딩 레버가 당겨진 후 돌아오는 속도가 조금 느린편이어서 좀 걱정이 된다.
고장이 난건지 고장이 날건지. 다행히 셔터스피드는 모두 이상없는 것 같았다.
이제 뷰파인더와 렌즈를 살펴봤는데
중고 매물이다보니 뷰파인더에는 먼지가 좀 있었고
렌즈에는 무려 곰팡이가!!!
아.. 더 확인해보고 살걸하고 후회했다.
제대로 물어본 후에 샀어야 했는데 이미 사버린거 어쩔 도리가 없었다.
단지, 판매자가 말한 정상작동을 한다는 말만 믿고
사진을 찍으러 나가봤다.
누군가 버린 소파와 아기 장난감 자동차다.
가로등 아래에 놓여 있어서 지금도 누군가 앉아서 쉴 것 같았다.
필름은 코닥울트라맥스400을 썼다.
ISO가 400이다보니 야간에 촬영이 잘 될지 궁금했고,
이 카메라의 노출계 작동 상태를 좀 극한으로 실험하는 기분으로 집 주변을 산책해봤다.
보아하니 노출계도 잘 작동하는 것 같다.
집 근처에 있는 아기 옷을 파는 상점이었다.
저렇게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옷이 나란히 있어 예뻐보였다.
마치 내게 올 아들과 딸이 서있는 것 같다는 상상을 하게 됬다.
무엇보다 이 날은 좀 아이가 하루빨리 와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어서
이 사진을 찍게 됬다.
마치 벽을 두고 서로 등지고 앉아 있는 것 같았다.
투명 의자가 까만 의자를 미행하며 엿든는 것 같기도 해보였고,
두 의자가 싸운 뒤 소강상태인 것 같기도 했다.
이건 남이섬을 갔을 때다.
단풍놀이를 갈겸해서 남이섬으로 향했다.
거기서 보였던 저 기찻길이 정말 감성적이고 예뻤다.
위 사진과 아래 사진은 와이프가 찍어줬다.
9번과 10번 사진은 서로 마주보고 있는 상태다.
지금 이 사진의 배경이 정말 예뻤다. 감성적이고.
옆으로만 뻗어나간 나무가 신기해서 찍었다.
한 프레임안에 다 들어오게 찍으려고 자리를 이리저리 이동했었다.
사진을 스캔하기 전까지 예쁘게 나올 결과물을 기대했는데
아무래도 중고로 산 유통기한이 지난 필름이다 보니
변질되어 있었다.
유통기한이 지나도 보관을 잘 해두면 변질없이 잘 나온다.
하지만 이 필름은 아니었나 보다.
그리고 하필이면 가을의 다양한 색을 찍으러 갔던건데
이렇게 색이 변질되있어서 너무 아쉬웠다.
그런데 곰팡이가 있는 렌즈치고는 좀 선명하게 나오는 것 같다.
곰팡이로 빛이 번져보이거나 하지도 않고 다행이다.
남이섬 간 김에 연달아 새 필름으로 사진을 더 찍었었다.
그 필름을 스캔해보면 렌즈 상태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하필 어제 6.(수) 내가 늘 가던 수월칼라현상소는
휴무였다. 사장님이 네이버지도를 관리하진 않으시니
당연히 영업하는 줄 알고 신나서 갔었는데..
이번 주말에 다시 가봐야 할 것 같다.
어쨌든 신형 니콘FM은 성능에 있어서는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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