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카 니콘FM 세번째 롤, 점점 익숙해져가는 기계식 수동 필름카메라

2024. 1. 18. 16:42연수의 사진/필름 사진

사실 기계식 수동카메라는
사용할 때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이 카메라로 촬영하는 절차를 생각해보면,
일단 마음에 드는 장면을 찾고
카메라를 들어 뷰파인더로 바라본다.
역시 괜찮다 싶으면 필름와인더를 살짝 당겨
노출 전원을 켜고, 노출에 따라 셔터스피드를
조정한다.

아, 근데 화각을 좀 좁히고 싶네?
그럼 줌렌즈를 돌려 화각을 좁히고 바뀐 노출을 다시 맞추기 위해 셔터스피드를 돌린다.
하지만 맑은 대낮이면 이걸로 모자라서
조리개 링을 돌려 더 조인다.

노출을 원하는 상태로 맞춘 후
이제 초점을 잡아본다. 
이중합치창의 아랫 부분이 간혹 잘 안보일 때가 있어 창과 내 눈이 일직선상에 맞게 카메라를 움직이고
초점을 맞춘 후 ‘자, 이제 됐다!’ 하고 셔터를 누르면
평소에 습관적으로 셔터 락을 걸어놔서 안눌린다.

이제 찐막. 셔터 락을 풀고서 팅!
* 니콘FM 셔터 소리는 좀 밝은 팅! 소리가 난다.
 
이와 같이 긴 호흡으로 힘들게
셔터 소리를 듣고나면
‘팅’ 소리와 함께 힘듬이 날아가고
갖고 싶었던 장면을 담아냈다는 성취감과 함께
'힐링'이 된다.

'아, 그래 이럴려고 이 카메라 쓰지'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든다.

그리고 스캔을 할 날을 기다리며
두근두근한 설렘을 마음에 담게 된다.
아래 사진들은 그 결과물들이다.

제주 한라 경찰수련원에 갔을 당시에 찍은 사진이다. 숙소에서 이런 뷰가 보인다.
정말 멋졌다.

제주도에는 오랜만에 폭설이 왔었다고 하며,
이 당시에 숙소 주차장에 눈이 치워지질 않아서
주차할 때 투숙객 스스로 눈을 치워 주차자리를
마련했었다.
심지어 다른 투숙객 차가 헛 바퀴를 돌면
서로 밀어주기도 했었다.

어쨌든 첫날 도착했을 때 뷰가 정말 좋았어서
노출을 다르게 하면서 찍어봤다.
근데 노출을 어떻게 다르게 했었는지 기억나질 않는다. 수첩에 기록이라도 해봐야겠다.

제주도에서 '너와의 첫 여행, 감귤밭카페'를 갔었다.
사진 속 장소는 카페에서 조금 떨어진 골목길이다.
사실 카페에 주차장이 없어서 길가에 주차를 하는데
내리자 마자 저 골목길이 보였다.

골목길은 좌우로 귤밭이 있었는데
사진처럼 정말 예뻤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카메라를 들고가
한참 사진을 찍다 나왔었다.
와이프가 사진 구도를 잡으려고 집중하는 모습이다.
내가 하도 카메라를 들고다녀서 와이프도 카메라로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이곳은 제주도의 '안돌오름'이다.
제주도에는 스냅사진을 찍기 위해 갔던 것인데,
첫 장소가 안돌오름이었다.

이곳 안돌오름의 동백꽃 나무들이 정말 예뻤다. 
안돌오름은 은근 유명한데 아래에 민트색 자동차가
시그니쳐 같다. 이 차 안에 직원분이 계시고 입장료와 커피 등을 판매하신다.

안돌오름은 예뻤어서
스냅사진을 찍은 다음날에 사진을 더 찍고 싶어서
또 안돌오름을 방문했었다.

와이프와 삼각대를 들고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었다.
이땐 눈이 왔어서 땅이 좀 질척렸지만
사진 찍는데 문제는 안됬고 꽤 많은 연인들과
가족들도 삼각대를 세우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 곳은 김녕해수욕장 이다.
두번째 스냅사진 장소이다.
안돌오름에서 이동한 후
작가님이 도착하시기 전에 시간이 남아 촬영했었다. 

이제 집에 갈 시간.
제주도에서는 5박6일을 지냈었다.
제주 한라 경찰수련원이 1박에 1만원이었고
운이 좋아 5박이 모두 당첨되었던 탓에
오랜 시간을 여유롭게 보냈었다.

나랑 와이프는 제주공항의 라운지에서
비행기들의 이착륙을 구경하면서
한동안 '우아~'하면서 신기해 했다.

첫번째 사진은 돌아온 일상의 퇴근 길이다.
야간엔 아무래도 셔터스피드가
최소 1초는 잡아야 한다.
벌브 모드를 쓰고 싶어도
내 팔이 진동없이 견디기 어렵고,
차의 진동 때문에 1초도 위에서 처럼
엄청 흔들리게 찍힌다.

두번째 사진은 차안의 룸미러로 보인
배달 오토바이 기사님을 찍은 거다.
흔치 않게 차들과 함께 줄을 서서 가시는 분이길래
인상 깊어서 찍었었다.

운동하러 다녀오는 길에 찍은 사진들이다. 
첫번째 사진은 나무 숲 저 끝에 오토바이가 있어
운치있다고 느껴 촬영을 했고

두번째 사진은 앙상한 나무 숲 사이로 건설노동자가 혼자 외롭게 걸어가는 모습이 쓸쓸해보여서 찍었고

세번째 사진은 건설노동자 뒤로
'번개맨' 현수막이 있어 '번개맨 건설노동자'라는
주제로 찍었다.

전에 살던 집에서도 그랬지만,
집에서 보이는 특정 풍경이 자꾸 눈에 담긴다.
이 화각 저 모습을 디카로도 수차례 찍었었다.
왜 이끌리듯이 카메라를 들어 찍게 되는지
알 수 없지만 예뻐 보일 때 마다 또 찍는다.

 화성 행궁동에 있는 카페 '테르소'이다.
1층으로 된 단층 카페 같았고,
내부는 깔끔하고 따듯한 톤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고양이도 한마리 있는데
우리 와이프가 동물을 무서워해서
사장님이 밖으로 쫒아내 주셨다.

커피도 맛있었고, 딸기 수플레도 맛있었다.
작은 카페임에도 내외부에 사진 스팟이 여러개 있었다. 가볍게 커피한잔 하면서
사진을 남길 생각이라면 추천하겠다.
 
이렇게 니콘 FM 세번째 롤을 사용하였다.
필름은 후지오토 100 이다.
2009년도에 생산된 필름으로
무려 15년전 것 이지만,
판매자분이 냉장보관을 잘해줘서
품질이 상하지 않았고 보다시피 멀쩡하다.
 
혹시나 필름 카메라의 필름을 구매하실 분이라면
판매자에게 '냉장보관'을 했는지
꼭 확인하길 바란다.
유통기한이 많이 안지났다면 모르겠지만
내가 쓴 필름처럼 10년이 넘은 필름들은
확인이 필수다.

예전에 '센츄리아 100' 필름이 장전된 필카를 들고
열심히 찍어봤는데 완전 망했던 적이 있어서 그렇다.
 
이로써 니콘FM 세번째 롤 글을 마치고
다음에는 이번 세번째 롤과 함께 쓴
'미놀타 AF-E' 카메라에 '코닥 울트라 맥스 400'도
한롤 있는데 카메라 리뷰와 함께 곧 포스팅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