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19. 10:27ㆍ일상 이야기
안양 만안구 소재 직장에서 일하다 보니
이 곳에서의 맛집들을 알아가게 된다.
그 중에 아내도 정말 좋아하는 중화요리 식당, '복무춘'을 소개하려고 한다.
아는 사람은 다아는 맛집이다.
안양시 만안초등학교 후문 쪽에 위치해 있으며,
동네 사람들은 맛집인걸 아는 힘숨찐 맛집이었는데
최근 SNS 등에 소개되어 찾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고 한다.
내가 찾아간 날은 목요일 오후 4시
평일 저녁에 찾아갔다.
기다림에 악명이 좀 높은터라 브레이크 타임인 줄 알았지만
동태를 살펴보고자 일찍 가봤더니
셔터문을 반쯤 내리셨는데 출입문은 반쯤 열려 있었다.
가게 앞에 차를 대니까 사장 아주머니가 나오셨고
번호표를 받으려고 하니까 1번 번호표를 주시면서
오후 5시 15분까지 오라고 하셨다.
모르는 채로 이곳을 지나가면
이곳이 맛집일지 아닐지 구분이 안간다.
간판도 옛날에 맞춘 그대로 인것 같고, 허름해 보이고 작은 규모다보니
여길 사람들이 줄지어 먹을까? 싶다.
혹시나 저기 소렌토 자리에 차가 없다면
그 곳에 주차를 해도 된다고 하셨다.
보다시피 이 식당은 주차공간이 별도로 없기 때문에
자차를 이용한다면 어딘가 차를 두고 오셔야 한다.
이 날은 운이 좋아서 저렇게 차를 주차할 수 있었다.
주차를 하고 산책할 겸 동네를 돌아다녔다.
4번 사진을 보고 '신뢰와 불신 사이' 라는 생각이 들었다.
로켓프레시 같은 택배물이 길과 맞닿은 대문 앞에 놓여있으면서 CCTV는 설치해서 작동 중인.
외국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모습이라고 하던데.
이 동네는 오래되었는지 이런 벽돌로 지어진 듯한 빌라가 많았다.
담벼락도 허술해 보이고, 바로 옆집은
조금만 용기내면 담 타고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출근이나 퇴근길에 마주치면 정답게 인사를 할지, 핸드폰 보느라 평생을 살아도 얼굴을 모를지.
아파트에 살면 깔끔하고 안전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정겹다라던지 감성은 안느껴지는데 이곳 동네는 감성적이었다.
오랜만에 본 공중전화기.
옛스럽지 않고 좀 세련된 모습이었다.
공중전화기는 세련된 모습으로 탈바꿈했는데
사람은 관심없이 지나쳐 버리는 모습으로 담아봤다.
여긴 정말 의문이 가득한 집이었다.
걸어오면서 계단 쪽에 자전거들이 매달려 있는걸 봤는데
지나치면서 보니 대문 앞에도 자전거가 잔뜩있었다.
중고 자전거를 판매하는 일을 하시는 걸까.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식당에 들어왔다.
식당 내부에는 4인용 테이블 2개와 2인용 테이블 1개가 놓여있다.
아주 작은 규모다.
이 집은 정말 다 맛있는데
아주아주아주 오래 기다려야 한다.
한국인 정서에는 맞지 않다.
전에도 아내와 처제랑 와본적이 있는데
그땐 30분 줄서서 기다리고, 식당에 들어와서 음식이 나오기까지 30분이 걸렸다.
가게에 있는 시계만 힐끗힐끗 보면서
핸드폰을 보거나 얘기하면서 꽤 기다려야 한다.
탕수육은 한번에 2그릇만 튀기시고, 짬뽕 주문하면 그때부터 면을 뽑으시는 것 같다.
탕수육이 먼저 나왔다.
저 탕수육이 정말 맛있다.
살짝 찹살탕수육 같으면서도 옛날 탕수육이다.
비율로 보면 찹살탕수육 맛 : 옛날 탕수육 맛이 1:9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저 소스 그릇을 보면 소스도 옛스럽지 않은가.
기다리다 지친 배고픔에
탕수육을 1/3가량 먹던 시점에 짬뽕이 등장했다.
홍합과 오징어 등 해삼물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여기서 함정은
저 홍합을 다 빼는데 엄청 시간이 걸린다.
빼고 빼도 계속 나온다.
입을 다문 홍합은 하나도 없이 다 입을 벌리고 있다.
홍합 빼기 작업전에 일단 국물을 한입 하면
'크아~'소리가 절로 나온다.
어제 술을 마시고 왔어야 하는데 싶을 정도로
해장되는 시원함이다.
약간 진라면 정도의 맵기다. 신라면 보다 좀 덜 매운데
끝없는 홍합 덕분인지 깔끔하게 시원하면서 약간의 매운 칼칼함이 있다.
국물 한번 떠 마시면 5번은 더 마시고 정신차린다.
그리고 홍합을 한참 다 빼면
탕수육이 좀 식는데 그래도 맛있다... 이게 가능한건가
처음과 달리 좀 식었지만 그 찹쌀스러운 맛이 남아서인지
튀김이 딱딱해지지 않는다.
그리고 짬뽕 면에는 국물이 잘 베어져 있어 맛있다.
내가 일하는 직장에 과장님은 '국물'있는 음식을 정말 좋아하시는데
전날에 엄청 과음시키고 여기와서 1시간을 기다리게 한 후 짬뽕을 먹게하면
짜증이 났다가도 다 녹아내리 실 것 같았다.
다 먹고 나오니 날이 저물었다.
배불러서 산책하고 가려는데 새삼 복무춘의 간판은 불도 안들어온다 싶어서 찍었다.
이 집 사장님은 욕심이 없어보이신다.
이정도 맛있으면 사업을 더 확장해나가 볼만한데
그러는거 없이 식당안에 4개 테이블에 맞게만 손님을 받으시고
빨리 서두르는 것 없이 담담하게 요리해서 대접해주신다.
그래서 또 찾아가게 되나 싶기도하고
안양에 짬뽕 맛집을 찾으신다면
이곳 복무춘 강력하게 추천한다!
'일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미나라 공화국이라니.. 오글거렸지만 아름다웠던 남이섬 방문기 (7) | 2024.11.10 |
---|---|
내가 가장 자주 찾아갔던 서장대 (5) | 2024.10.28 |
2024 세계불꽃축제 후기 (18) | 2024.10.11 |
일상 이야기(뜰 본점) (26) | 2024.10.07 |
경상북도 안동시 전통가옥 감성숙소 '소소담' (0) | 2024.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