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2. 10:18ㆍ육아일기/난임부터 출산까지
1. 2025년 2월


처음으로 임신테스트기가 2줄로 보이기 시작했다.
2월1일까지 애매했는데 2일, 3일로 가니 그 두번째 줄이 살짝 진해졌다.
우리는 두 눈으로 확인했지만 난 섣불리 믿지 못했다.
괜한 실망을 할까 두려워서 병원에서 확실하다고 할 때까지 믿을 수가 없었다.
* 그리고 난임병원에서 HCG 수치를 확인해주는데
처음 수치가 아마 18이었다.
혹시나 해서 수치가 점점 더블링 되는지를 확인했는데 수치는 점점 높아져갔다.
쌍둥이 임신이면 이 수치가 말도 안되게 높게 나온다고 하는데
우리는 단태아라고 해도 낮은 수치로 나와서 더더욱 쌍둥이 임신을 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이후에 양가 부모님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임신사실을 알릴까 잠시 고민하기도 했지만, 너무 이른 시기고 확신이 없어 알리지 않았었다.

하지만 점점 확연해지는 테스트기의 2줄과 난임병원에서의 졸업으로 점점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2월 22일 토요일과 23일 일요일에 양가 부모님께 일찍이 임밍아웃을 했다.
부모님들은 모두 반기셨다. 임신을 정말로 축하해주셨다.
장모님은 눈물이 그렁그렁하시면서 애틋하게 아내를 바라봤고, 장인어른은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눈물을 흘리셨다.
우리 아빠는 눈가가 촉촉해지고 눈물이 그렁그렁하셨고, 우리 엄마의 "진쫘야??" 이런 격한 반응은 생전 처음 봤다.
임밍아웃하면서 영상을 남겨놨다.
아내는 점점 더 설레어하는 것 같았지만 나는 계속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긴장하고 있었다.
임신 초기에는 유산을 많이 한다고 해서 기대했다 실망하는 것 보다 기대하지 않기로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난임병원에서 초음파를 봐줬는데
아기집에 붙어있는 아기가 정말 작았어서 심장 뛰는 모습이 잘 안보였었다.
아주 작은 동그라미가 불빛마냥 깜빡깜빡하는게 다였고
이마저도 보려면 눈이 빠지게 유심히 봐야했었다. 거의 뭐 저기에 뭔가 깜빡이는게 있다고 최면 걸듯이 생각하며
보면 보였다.
2. 그런데 2월 말,
유산의 위험이 있는 임신 초기지만 결혼 기념일을 앞두고 단양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생각해보면 참 대범하다. 1년간 노력해서 어렵게 얻었는데 임신 초기에 여행을 다녀오다니.
난임병원에서 임신 사실을 확인하고도 1~2회 정도는 더 봐주다가 산부인과로 가라고 하는데
이 순간을 사람들은 '난임병원을 졸업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임신 사실을 확인하자 마자 졸업시켜버렸다. 의사쌤이 다음부턴 바로 산부인과로 가라고 한 것이다.
어떨떨하면서 어디 산부인과를 갈지 고민했다.
봄빛, 산본제일병원, 세인트마리 중에서 열심히 고민했다.
봄빛은 너무 번화가에 있어서 주차가 힘들것 같아서 제외시키고
산본제일과 세인트마리 중에 집에서 1분 1초라도 가까운 세인트마리로 정했다.
거기서 또 어떤 의사 선생님에게 진료를 받을까 고민하면서 홈페이지에 들어가 의사 선생님 프로필을 찾아보기도 했다.
그렇게 예약을 마치고 첫 방문한 날.
이날 우리는 단태아가 아니라 다태아임을 알게되었다.


진료실 밖에서 초음파 영상을 보고 있었는데
어느 덧 자란 수박이가 보였다. 정말 콩알만 했는데 젤리곰 정도로 컸었다.
초음파가 휙휙 지나가는데 젤리곰이 저쪽에 하나 더 보이는 것 같았는데
자궁 내막 같은건가 했다.
그런데 곧 의사선생님이 "쌍둥이인데요?" 하셨다.
아내는 "에ㅔㅔㅔ? 쌍둥이요오??" 하고 놀랬었다.
전혀 생각지 못했어서 놀램과 반가움이 동시에 들었다.
자궁 내막인가 했던 것도 태아였던 것이다.
처음 태명을 '수박이'라고 지었는데 '룰루와 랄라, 룰루랄라'로 바꾸게 되었다.
부르면 신나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연달아 부르기도 편해서 룰루랄라로 했다.
그리고 보통 시험관하면 쌍둥이 많더라 하는데 우린 그런 경우가 아닌 '일란성 쌍둥이'이다.
시험관을 할 때 착상 확률을 높이고자 수정란을 2개씩 이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수정란이 모두 착상되면 이란성 쌍둥이가 태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린 수정란을 1개만 이식했고, 이 친구가 분열해서 일란성 쌍둥이가 우리에게 왔다.
1개의 아기집 안에서 2개의 융모막에서 태반 1개를 공유하는 일란성 쌍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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