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SHICA ELECTRO 35 GX _ 네번째 롤: 필름 옮겨서 찍기

2025. 5. 26. 21:11Yeon's 사진/필름 사진

필름을 사용하다 처음 겪은 일이었다.

미놀타 AF-E 에 필름을 끼워놨었는데
이 카메라를 잘 사용하지 않다보니 점점 오랫동안 방치되었다.
그러다 문득, 유투브에서 본게 떠올랐다.

기존 필름카메라에 있던 필름의 현재 컷수를 확인하고 필름을 되감은 다음에
새로운 필름카메라에 필름을 넣은 뒤
렌즈 앞을 깜깜하게 가리고 원래 컷수까지 공셔터를 날리면
그 다음 셔터부터는 새롭게 흘러나오는 필름에 사진이 찍힌다고 했던게.

그래서 이번에 처음으로 그렇게 해봤고
꽤나 성공적이었다.

물론 필름카메라를 바꾸고 나서 첫 셔터는 자신이 없어서
아무거나 찍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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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전부터 15전까지는 미놀타 AF-E로 찍은 사진이다.

이게 벌써 작년이다. 작년 내 생일에.
와이프가 신나게 축하해줬던 내 생일.
강화도 쪽 캠핑장을 잡고 그 근처 맛있던 중식집에서 밥 먹을 때도
고깔이랑 토퍼 쥐어주고 생일축하 해주고
여기 캠핑장에서도 해주고 했더랬다. 카페에서도 해줬었나?

이날 이 카메라 말고 야시카일렉트로 35 GX 도 가져갔어서
아마 그전 필름사진 중에 비슷한 사진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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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메라가 보통 위에 첫번째 사진처럼 노출도 화질도 엉망으로 찍히는 경우가 꽤 있어서 영 손이 안갔었다.
하지만 가끔 이렇게 잘 나올때도 있네.
표정은 참으로 행복해하는데 저때나 지금이나 참으로 후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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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갔던 곳이 어디였더라
아, 조양방직 이다. 여기 사진 찍을 곳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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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도 200인 후지필름을 사용했는데
좀 어두웠을 카페에서 이 정도로 찍히는 걸 보면 이 카메라도 꽤 좋단 말이지.
상태가 좀만 더 좋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카메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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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새초롬하게 흘겨보는 듯한 모습이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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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사서 사진을 찍은 뒤로
아내가 바라보는 난 거의 항상 이렇게 카메라를 들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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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여름이 다가오고 있는데
이땐 한참 겨울이었나보다. 눈도 쌓여있고 패딩도 입고.
행궁동은 요새 수원에서 좀 뜨는 지역 같다.
골목 감성도 좋고, 화성행궁과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이 같이 어우러져서
현대와 옛 감성이 섞인 느낌이랄까. 특유의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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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동아리 사람들은 만난 날이었다.
대학생이었을 때 만나서 하나 둘 씩 짝을 찾아 결혼하고 위에 사진에서 보듯이
조카들도 탄생해서 같이 어울린다. 나도 이분들과 어울리고 지낸지 꽤 되어서
오히려 내가 있던 동아리 사람들의 근황보다 여기 사람들의 근황을 더 잘 아는 것 같다.

여기까지가 미놀타 카메라에서 찍은 사진이다.
아래부터는 야시카일렉트로 35 GX 에 다시 감은 후의 첫 사진이다.

그런데 미놀타에 감겨있을 때랑 조금 차이가 났는지
위랑 아래 사진에 서로 간섭이 좀 있다.
하지만 이 것 말고는 그 뒤에 사진들은 정말 잘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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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장은 겁이나서 이렇게 아무거나 찍었다.
필름사진은 한장 한장이 가격이 매겨지는 기분이다.
디지털카메라는 무한대로 찍고 이상하면 가볍게 지우는데
필름은 애초에 한정되어 있고 거기에 가격도 붙어 있으니 한장이 소중하다.

그런데 처음으로 필름을 다른 카메라로 옮기는 작업이었어서
차마 첫장부터 공들여 찍을 수는 없었다.
한장 한장 돈이 새겨져 소중하지만 그렇다보니 필름 사진 한 장을 찍을 때 좀 많은 생각을 하며 공을 들인다.
그 수고가 무산되지 않고 싶어서 필름을 옮기자마자 바로 앞에 있던 모니터 화면을 찍어봤다.

한참 태교여행 계획을 세우던 때였나보다.
지금은 이미 다녀왔고 그 기록도 곧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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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카로 찍은 사진은 모두 거꾸로 스캔되어 나왔었다.
왜 그런가 생각해봤을 때 미놀타와 야시카일렉트로 35 GX 에 필름 들어가는 방향이 달라서인 것 같다.
미놀타가 정방향이었다면 야시카는 반대방향으로 들어갔나보다.
이것까진 그대로 두고 밑에서 부터 바꿔야 겠다.

여기 테마파크 정문에 처음 들어서자마자 왼쪽을 봤는데 이 광경이 너무 예뻤다.
유럽풍의 테마파크 였는데 이름이 뭐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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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처제와 함께 갔던 여주의 루덴시아라는 테마파크다.
여기에 대한 리뷰도 올릴려 했는데
어쩌다보니 이게 먼저 올라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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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덴시아 테마파크의 상징적인 사슴 캐릭터다.
이것도 이름이 있었는데 '루삐' 다.
사슴이 마스코트인 이유는 유럽에서는 사슴을 영물로 여긴다고 해서 그렇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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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도 없이 카메라 만으로 실내에서 잘 촬영이 된다.
물론 여긴 전시하는 공간이라 여기저기 작은 조명들이 많았지만
카메라 자체가 워낙 좋은 것 같다.
필름카메라로 야시카일렉트로 35 GX 정말 추천한다.
필름사진이 마치 디카로 찍은 것 같이 선명하기도 하고
필름 특유의 화질이라 해야되나? 싶은 느낌도 난다.
하이브리드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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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저 노란색 차와 하트모양의 화환과 유럽풍의 문이 어우러져 있다.
이곳의 대부분은 이런 느낌으로 꾸며져 있어서
아이들을 데려오는 가족들이 많았는데
혹시나 컨셉을 잡고 스냅사진을 찍으로 와도 되겠다 싶었다.
치마, 드레스 등이 대여되는 것도 있으니 의상 준비도 수원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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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이제 처제 손에도 카메라가 들려있네.
내가 어딜가든 사진을 찍겠다고 동네 나갈 때도 카메라를 들고 다니고 있는데
이렇게 작정하고 여행을 땐 모든 카메라가 출동한다.
그래서 같이 여행하는 아내와 처제에게 하나씩 손에 쥐어주고 사진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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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도 마찬가지로 같이 카메라를 들고 다니게 된다.
R10에 축복렌즈를 어댑터와 함께 장착해서 주로 들고다니는데
참으로 무겁다. 처음엔 이 묵직함도 좋았는데 이젠 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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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어둔 사진을 보면서 노는 자매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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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가만히 있다가도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라 치면 몸을 비틀어 버린다.
특유의, 다양한 포즈로 사진에 찍힌다.
얼굴을 찡그리고 몸은 꼬고 난리다.
그러면 나와 아내는 좀 얌전히 찍어보자 하는데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자신의 개성을 확실히 보여주는 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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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노을지는 역광 빛이 예뻐보여서 찍어봤는데 만족스럽게 찍힌 것 같다.
이런건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지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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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조형물의 표정을 따라했는데
어라? 똑같다.
모자이크 처리해서 안보이겠지만 정말 똑 같았다.
포즈도 표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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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제가 이정도 포즈 취해주면 참 얌전한거다.
어제는 이 사진을 꽤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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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전시관이 있었다.
이날 방문객이 많이 없어서 여유롭게 삼각대도 펼치고 같이 사진을 찍었었다.
이곳도 좀 어두웠는데 이 카메라 쓰면 쓸수록 참 좋다고 느껴진다.

위에 메리크리스마스 화환을 가리키며 웃고 있는 체제를 찍은건 와이프인데
와이프가 기본적으로 나보다 사진 구도를 잘 잡는다. 반면에 나는 처제처럼 몸을 꼬기도 하고
다양한 포즈를 3~4개 연달아 취할 수 있다.
그래서 가끔 아내가 사진을 찍고 내가 모델을 해야한다고 서로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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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세어보니 37장이다.

보통 필름 한 롤에 36장을 생각하는데
가끔 운좋으면 37장이나 38장까지도 찍힌다.

필름 값만 좀 더 저렴하다면
디지털 카메라보단 필름 카메라로 필름 사진을 좀 더 많이 찍을 것 같다.

하지만 이미 비싼걸 어떡하나 그냥 사서 써야지.
오히려 다음 번에는 평소에 쓰지 않았던 좀 더 비싼 고급 필름을 써볼까 한다.
야시카 일렉트로 35 GX 에 거는 기대가 커서 그런 것 같다.
전에 쓰던 니콘 FM 보다 이게 더 선명하게 잘 찍히는 것 같다.

다음에 도전할 필름은 씨네스틸 800T다.
한 일주일간 커피를 안사 마시고 주문해봐야겠다.